치루 수술 솔직 경험담. 치질과 치루는 많은 한국사람들이 겪고 있는 흔한 질환 중 한가지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외과적인 치료만 존재한다. 이러한 질환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하루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진료받고 치루수술과 치료를 받아보자. 내가 직접 겪었던 이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다.
2017년 9월 내가 살고 있는 지방에서 항문농양제거수술을 실시했다. 경과가 좋지 않았는지 수술후유증 걱정 없을 것이라던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님 말과는 정반대로 치루로 변해버렸다. 엄청난 치욕과 수술후유증 때문에 항문수술을 기피하다보니 어느덧 2년이 흘렀고 일상생활중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판단하에 다시 병원에 방문하기로 결정한다.
항문외과 병원 선택
내가 살고있는 지방도시의 항문외과는 믿음이 가지 않아서 가까운 대도시인 부산에 있는 항문외과를 검색하기에 이르렀고 그 중에서 내가 선택한 곳은 ‘부산 새항운병원이다. 선택의 이유는 나름 간단했다. 보건복지부 외과전문병원으로 공식지정된 곳은 부산과 경남을 통틀어 부산 새항운병원 밖에 없었기 때문. 담당 의사도 전문의 보다는 병원 원장님으로 직접 선택했다. 그냥 연륜도 더 오래되었고 더 잘할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예약은 병원 홈페이지로 미리 예약해두었고 바로 입원할 생각으로 입원준비물을 꼭 챙겨서 방문했다. 내가 타고다니는 자동차가 기아 카니발인데 이 병원 주차장은 타워형식으로 되어 있어 주차가 힘들었는데 다행히도 1층 지상주차장에 자리가 한 곳 남아있어 퇴원할때까지 그 자리를 사용할 수 있었다.
새로 리모델링했는지 병원 건물은 상당히 크고 깨끗했으며 카운터 원무과도 호텔처럼 느껴졌다. 병원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느꼈던 것은 나와 같은 항문질환자가 많아서 의자에 제대로 앉아 있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다들 어딘가 불편하게 구부정하게 앉아있는게 재미있게 느껴진다.
병원진료
병원 접수를 끝내고 예약했던 시간즈음에 진료를 받아 볼 수 있었는데 현재 나의 상태를 설명하고나서는 진료실 옆 침대에 새우자세로 누어보라고 한다. 으…결국 이런 순간이 다시 왔다. 현재 나의 항문상태를 확인해보기 위해서 새우자세로 침대에 누우면 검사용 기구나 손을 넣어 이리저리 항문 속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너무 부끄럽고 아프다.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지를 정도. 나의 아픔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선생님께서는 계속 진료를 보고 계신다.
결국 의사선생님께서는 현재 치루 수술이 꼭 필요하며 바로 입원하자는 말씀. 혼자 생각으로는 2박3일 입원을 예상했지만 기본 3박4일을 입원해야한다고. 그래…2박3일이든 3박4일이든 치료만 제대로 해주세요…
입원, 수술 준비
원무과에서 입원수속을 밟았고 현재는 2인실까지도 의료보험적용이 되어서 비용이 매우 저렴했다. 그래서 고민 없이 2인실을 선택. 입원 유의사항등을 안내해 주셨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입원준비물’이었다. 다른 수술과 다르게 항문 수술을 위해서는 보통 ‘생리대’와 ‘거즈’가 필수라고. 참고로 나 남자다. 수술후 수술 부위에서 밟생하는 피와 분비물을 받아내기위해 남자든 여자든 생리대와 거즈가 꼭 필요했던 것. 난 이전 농양수술할때 한번 겪어보았으니 이해했던 부분이지만 처음 경험하는 분들은 많이 놀랄수도 있는 일. 생리대와 거즈는 병원 1층 약국, 편의점에서 구입이 가능했다.
그리고 또 중요한 선택사항이 바로 ‘무통주사’다! 약 48시간동안 유지되는 무통주사의 가격은 내가 입원했을때 6만원 정도 였는데 웬만하면 ‘무조건 해라!’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곳도 아니고 똥꼬가 아프면 정말 답없다. 최대한 입원 기간중에 안아픈게 상책이다. 진짜 이건 내 말 믿어야된다. 48시간 후에 추가 무통주사는 리필을 사용해 2만원 정도 줬던 것 같은데 이것도 선택. 나는 당연히 선택했다.
내가 사용했던 부산 새항운병원 2인실은 만족스러운 컨디션이었다. 처음에는 복도자리를 이용했지만 수술 후 옆 환자가 나가면서 창가자리로 옮겼다. 평범한 시티뷰이지만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게 어디인가. TV, 냉장고, 화장실, 샤워실이 포함된다.
병실에서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전 검사와 수술준비를 하러 간다. 참고로 수술용 링거바늘을 팔에 넣을때 ‘진짜진짜 아팠다.’ 피검사를 위해 피를 채취하는거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너무 아프더라. 이걸 아는지 주사를 놓아주시던 간호사님께서도 좀 아플 거라면서 넣더라. 이 과정에서 무통주사도 함께 설치하게 된다. 그리고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해 알레르기 검사도 추가로 이어진다. 이건 수술 주사와 비교하면 하나도 안아픈편이었다.

치루 수술 시작
2시경에 진료를 보았고 4시경 별거 아닌 수술이었지만 옆에서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며 수술실로 들어갔다. 미리 꿀팁을 알려드리자면 수술전 반드시 ‘화장실 갈 것’ 가능하면 병원방문하는 날 소변을 부르는 카페인음료나 커피 등을 마시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수술실도 생각보다 넓었고 수술대도 많이 있었다. 남자간호사분께서 침대를 이끌어 주셨고 적응되지 않는 차디찬 수술실에 들어서니 내가 정말 수술을 받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내 수술 자리로 옮겨진 뒤 다시 새우자세를 취해야했고 이 상태에서 척추마취(하반신마취)가 실시된다. 희한하게도 주사와 동시에 허리가 뻐근해지는 것이 느껴졌고 수술대에 엎드린 상태로 수술에 용이하도록 항문 주변을 테이핑하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서 똥꼬가 잘 보이도록 벌리는 작업이다.
사실 이 모습이 굉장히 치욕적이다. 예전 병원에서 농양수술을 했을때는 여자 간호사 4~5명이 들어와서 내 수술을 관람했었는데 자기들끼리 수근거리기도 했었으며 항문 주변 제모할때도 여기를 더 깍아야된다면서 선임이 후임을 가르치는 일도 있었기 때문. 나에게는 아직도 큰 트라우마로 남겨져있다.
그래도 부산 새항운병원은 그때보다는 훨씬 덜 치욕적인 수술 환경이었다. 모든 집도는 내가 지정했던 병원장님을 통해서 이루어졌고 나중에 알고봤더니 척추마취도 병원장님이 하셨다고. 치과에서 들어보았던 윙~거리는 소리도나고 어딘가 지지는 소리와 냄새도 나는 것같고 허리 밑으로 감각이 없다보니 그저 멍하니 그런 소리들을 감상하고 있을 뿐이다. 부디 이 인고의 시간이 어서 끝나기를.
수술 시간은 대충 15분 정도 걸렸으려나. 생각보다 수술은 빨리 끝이 난다. 마취라서 아픈 통증도 전혀 없다. 이렇게 짧은 수술시간만 이기면 되는건데 내가 왜 수술을 미뤘던 걸까?…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아직 끝난게 아니다. 치루수술보다 수술 후 관리가 더 힘들다. 정말 수술용 링거 주사맞을때만 아프고 치욕스러움만 빼면 수술은 정말 별거 아니다.
수술 후 경과
하반신마취가 되어있기 때문에 나 혼자 움직이지 못한다. 남자간호사님의 도움으로 침대로 옮겨졌고 나의 병실로 향하게 된다.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내도 안도의 미소를 짖는다. 함께 엘레베이터를 타고 병실로 향하는데 남자 간호사님이 자꾸 웃으신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아까부터 아내분이 내 다리털을 엄청 뽑고 있다고.
그렇다. 하반신마취가 풀릴려면 한참 남았다. 내 다리도 내 다리가 아닌 것 같고, 내 성기도 내 성기가 아닌 것 같다. 가장 중요한 내 항문도 아무런 느낌이 없어서 제자리에 있는지 걱정이 될 정도다. 내 생각에는 왁싱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병실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30분경. 마취가 풀려도 오후 8시 30분까지는 활동이 금지되며 무려 밤 10시 30분까지 먹는 것도 안된다. 자정 12시 30분 까지는 베게사용금지, 다음날 아침까지는 변보기가 금지된다. 안되는게 너무 많다…
다행인 것은 내 손은 살아있다는 점이다. 두 손이 자유로워서 요리조리 손을 바꿔 가면서 핸드폰삼매경이다. 얼마나 흘렀을까 점차 마취가 풀리는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느껴지게 되었는데 이 것도 아내가 내 다리털을 계속 뽑고 있어서 그 통증을 느끼면서 알게된 것이다. 대체 몇가닥을 뽑은거야… 병실에 도착하고 약 4시간이 지났을때 처음으로 소변을 보았다.
2인실이었기 때문에 병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았는데 역시나 상당히 불편하다. 다리의 움직임도 그렇고 환자복과 팬티를 내리는 것도 정말 쉽지 않다. 게다가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소변을 볼때도 괄약근에 힘이 조금씩 가해지게 되는데 통증이 동반되어 힘차게 소변을 볼 수 없다. 그저 소변이 나오는대로 가만히 서 있을뿐이다. 그래서인지 볼일을 다 보았다고 생각하고 팬티를 올렸다가 남은 소변이 찔끔 나올때도 있다.
그래도 비싼 무통주사덕분인제 큰 통증은 없다. 이 정도면 훌륭하다. 하지만 이사하게도 변을 볼갓같은 느낌도 들고 내 정신상태도 맑지는 못하다. 아내는 가족들을 돌보려 집으로 돌아갔고 이제는 나 혼자서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해야한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잠못들고 있었을때 밤 11시 30분 즈음 간호사님이 들어오셔서는 내 항문에 넣어두었던 지혈용 거즈를 빼준다. 아…이래서 배변감이 들었던 것이구나. 항문을 막고 있던 거즈도 새로 갈아주시고 엉덩이와 항문에 붙여졌던 테이프도 제거해주신다. 시원하면서도 부끄럽다…변을 보려면 볼 수도 있었지만 다음날 아침까지는 변보기가 금지이기 때문에 억지로 참아본다.

입원 2~4일차
나름 예민한 사람이라 낯선 곳에서 잠을 잘 못자는 경우가 많은데 희한하게도 6시간동안 꿀잠을 잤다. 중간중간 간호사님께서 방문해 약과 주사도 챙겨 주셨고 아침 7시가 좀 넘어서 드디어 첫 식사를 하게된다. 수술 바로 다음날이라 앉아 있기 굉장히 힘들고 어색했지만 미리 준비해 갔던 도넛방석에 어거지로 앉아서 식사를 해결했다.
역시나 병원 밥은 그저그랬다. 어린이 입맛인 나에게는 잘 맞지 않다.
좌욕
입원 기간중 그리고 퇴원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좌욕이다. 아침, 점심, 저녁 기본 3번은 좌욕을 해야하고 변을 볼 경우에는 추가로 해주어야한다. 아직 몸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 과정이 쉽지 않다. 하지만 해내야한다.
병원에는 자체적인 좌욕실이 마련되어 있어 집에서보다 훨씬 수월하게 좌욕이 가능하다. 기본제공되는 투명 좌욕커버와 미리 준비한 거즈, 생리대, 추가로 물티슈까지 챙겨서 좌욕실로 출발. 일반 비대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절대 변을 보아서는 안된다. 여기는 엉덩이의 소중이를 치료하기 위한 용도이지 변을 보는 용도가 아니기 때문. 가끔 실수로 변을 보는 분들이 있다고…제발…
사용방법은 좌욕실에 잘 설명되어 있으니 읽어보면서 따라하면된다. 전혀 어려운거 없음. 기본 세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 시작만 눌러주고 사용했다. 수술부위에 따뜻한 물이 차오르고 기포가 발생하는데 온수라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수술 부위를 자극해서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눈을 계속 찌푸리게 되는 정도. 이후에는 따뜻한 바람 엉덩이를 건조시킨다. 이후에는 준비한 거즈를 항문에 붙이고 생리대도 새것으로 갈아준다. 수술 다음날에는 거즈가 붉게 다 젖어 있을 것. 놀라지 말자.
병실로 다시 돌아오면 이제 인고의 시간의 시작이다. 티비도 보고 핸드폰도하면서 어떻게든 시간을 소비해야한다. 미뤄두었던 넷플릭스 작품을 감상하기 딱 좋다.

볼일보기
첫 변보기는 지옥의 시작이다. 화장실로 이동해 생리대와 붉게물든 거즈를 제거하고 변기에 앉는다. 무겁고 떨린다. 누군가 그랬던가. 치루 수술 후 처음 변을 볼때 드래곤을 내뿜는 고통을 느꼈다고. 하하하..
걱정마라 그 정도는 아니다.
이건 나만의 경우일 수도 있는데 나는 평소에도 변을 설사로 누는 타입니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는 통증이 심하지는 않았다.(무통주사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변을 눌때 뭔가 시원하게 죽죽 나오지 않고 나오다가 큰 바위에 막혀서 돌아서 나오는 기분. 그리 좋지는 않은 느낌이다.
그런데 수술 초반에는 괄약근에 힘을 주기가 힘들어서 힘주어 변을 보기가 힘들었다. 뭔가 힘을 한번에 팍 주고 시원하게 발사해야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 그래서 변을 100% 중에서 60%만 내보내는 느낌…나는 그랬다. 병원측에 따르면 수술 후 변을 볼때는 3~5분 안에 해결해야하고 힘도 많이 주어서는 안된다고.(그게 쉽지 않아요)
그리고 항문 바로 옆에 치루가 있었기 때문에 물티슈로 뒷정리할때 수술부위를 자동적으로 건드리게 되는데 이게 내 느낌에 엄청 크게 부어있는 느낌이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부어있는 느낌. 덕분에 물티슈에서 느껴지는 손의 촉감도 좋지 않았다.
제대로 볼일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입원중 하루에 두 번정도 변을 변을 보러 갔었다. 갈때마다 거즈갈고 생리대갈고 물티슈로 뒷정리하고 다시 좌욕하러가고 이게 일상 생활패턴이었다. 볼일 보고나서 좌욕을 하면 좌욕커버에 피와 변 조각들이 떨어져 있다.
하지만 나는 좋은 케이스였다. 바로 옆에 입원했던 아저씨는 입원 기간동안 변을 보지 못해서 간호사에게 약도 처방받았는데 이것도 효과가 없어서 좌약을 넣고 볼일을 보았을 정도.
병원 생활 패턴
- 아침기상, 아침식사, 아침 약먹기
- 좌욕
- 엉덩이주사
- 링거교체
- 점심식사, 점심약먹기
- 링거해체
- 저녁식사,저녁 약먹기
- 좌욕, 엉덩이 주사
오전에 링거를 다 맞으면 오후가 시작될때 링거를 제거할 수 있다. 그럼 오후부터는 링거 폴대 없이 주머니에 무통주사만 넣은채로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된다. 엉덩이가 아파서 많이 돌아다니지 못하지만 그래도 움직이는게 내 몸에 도움이 더 된다고 하더라.
입원 3일차에 무통주사를 리필했다. 추가 리필 없이도 괜찮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나는 이런 곳에 도박을 하기 싫어서 그냥 추가리필했다. 당시 비용은 2만원 정도였다. 입원 3일차에 수술을 집도한 병원장님을 만나 볼 수 있었고 엉덩이를 까보더니 수술 잘됐네라는 말을 남기고는 번개처럼 사라져버리셨다. 좀…자세히 설명이나 내 이야기도 좀 들어주지 좀 섭섭했다.
3일째 되던날 복도자리에서 창문자리로 옮기게 되었는데 정말 딴 세상이다. 몇일이고 더 있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내 엉덩이에도 더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퇴원준비
3박 4일의 부산 새항운병원 입원생활을 마무리하고 통원치료가 힘들어 8일치 약을 처방받았다. 주말 토요일마다 병언에 방문해 경과를 지켜보는 것으로. 약은 먹는 약과 바르는 약 이 제공된다. 드디어 팔에 꼽혀있던 수술바늘이 뽑히고 바늘이 꽂혀있던 팔은 날아갈듯 가벼워진다. 이제 사랑하던 무통주사와도 안녕이다.
새항운병원 원무과에서 전화가 오면 퇴원수속을 밝게되며 3박4일동안의 입원비는 약 41만원 정도가 나왔다. 재미있었던 것은 항문관련 질환은 ‘실비보험’혜택을 못받는 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입원특약으로 4일치 입원비만 받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흔한 질병이라서 이것까지 보장해주다보면 보험사에서 지불할 비용이 많이 발생해서 그런것 같은데 내가 이럴려고 실비보험가입했나 싶더라.
부산 새항운병원 1층 주차장에 나의 카니발로 가서는 짐을 넣고 운전을 시작한다. 운전석에 도넛방석을 깔고 운전했는데 이질적인 높이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 안되다가 나중에는 이마저도 적응이 되더라. 항문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게끔 정말 조심히 운전했던 것 같다. 희한하게도 운전하는 동안에도 항문에 이렇다할 큰 통증은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퇴원날까지 맞았던 무통주사때문이지 않을까. 실제로 집에 도착하고 저녁이 되니 엉덩이가 더 아프더라.
퇴원 후 일상생활
농양수술에 이번 치루수술까지. 내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개인차가 있겠으나 수술 후 3주 이상은 일상생활이 불편하는 것이다. 수술 후 당장 1주일동안 확연히 증상이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다. 나는 야외에서 일을 하고 있다보니 도저히 회사생활은 힘들 것 같아 연차를 사용하고 몇일을 쉬었다. 동료들의 배려로 복귀 후에도 최대한 힘을 사용하지 않는 쪽에서 일했지만 그래도 무리는 가게된다.
퇴원 후에도 아침, 점심, 저녁으로 꼬박꼬박 약을 먹었고 거즈/생리대도 꾸준히 갈아주어야한다. 회사에는 좌욕을 할 수 없어 정말 힘들다. 그래서 별도로 물티슈를 챙겨가서 아주 조심히 항문 주변을 닦아주었다. 걸어다니다보면 거즈와 항문의 간섭으로 수술 부위가 굉장히 따끔거릴때가 있었는데 이럴때는 바르는 약을 푸짐히 발라주니 효과가 좋았다. 아끼지말고 팍팍 바르자. 그리고 손가락으로 약을 바르기 힘들다면 거즈에 약을 충분히 묻혀 두는 것도 좋은방법이었다.
수술부위가 완전히 나으려면 치루수술한 곳에 새살이 올라와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시간이 많이 발생하게 되는 것. 집에서 따뜻한 물로 좌욕을 생활화하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면서 식사도 과식하지 않는 것이 빨리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나의 경우 수술 후 2주째부터 이렇다할 정도로 분비물과 피의 양이 줄었고 4주째 까지도 소량의 피와 분비물이 발생했다. 이건 개인차가 엄청 클 것이다. 먹는약과 바르는약을 꾸준히, 좌욕도 꾸준히, 술담배는 멀리. 어쩌면 이 것이 빠른 회복이 가장 큰 지름길이다.
외래 진료때는 자가용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앉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어쟀든 지금부터는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더디게 흐르겠지만 수술이 잘 되었다 믿고 기다리는 방법만 남았다. 다들 자신들이 알아본 병원을 선택하겠지만 내가 선택했던 부산 새항운병원은 내 맘에 쏙 드는 병원이었다. 뭐 돈 받고 적는 글 아니고 내 돈 내고 내가 직접 작성하는 내 솔직후기 글이다. 참고로 티스토리에 올렸던 내 글을 다시 작성하는 글이기 때문에 이거 어디서 본 글인데?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두 가지 모두 나의 글이다.
부디 치루로 고생하는 모든 분들 하루 빨리 쾌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