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베란다 콘센트 셀프 설치 feat 건조기

건조기를 사용하면서 우리 아파트 안방 베란다 콘센트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아파트들은 여러 이유로 베란다에 콘센트를 기본적으로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건조기를 쓸 때마다 안방 샤시를 열고 건조기 코드를 안방 콘센트에 연결해야 했는데, 이게 꽤 번거로웠습니다.

이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안방 베란다에 콘센트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전기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정도 작업은 직접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전문가를 부르지 않고 저렴하게 셀프로 DIY를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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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

안방 베란다 콘센트 셀프 설치

위 사진에 보이는 것은 ‘스위치 콘센트 2구’인데, 다른 이름으로도 불릴 수 있습니다. 이 콘센트 스위치를 사용하면 매번 건조기 코드를 뽑았다 끼웠다 하지 않아도 건조기의 대기전력을 차단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사용 시에는 버튼만 눌러주면 되니까요.

스위치 콘센트를 구입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방수형 덮개가 있는 콘센트는 화장실이나 베란다처럼 물기가 많은 곳에 설치하기 좋은데, 2구 스위치 콘센트 형태로 덮개가 있는 제품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1구 스위치 콘센트형은 찾을 수 있었지만요.

이제 베란다에 콘센트를 추가 설치하려면 어디서 전기를 끌어올지 결정해야 합니다. 집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집의 경우 전기를 끌어올 수 있는 곳이 두 군데 있었습니다.

천장에 있는 LED 전등과 빨래 건조대 위에 위치한 전선 박스에서 전기를 끌어올 수 있었는데, 저는 베란다 천장 빨래 건조대 전선 박스에서 전기를 따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전기 작업을 할 때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 입니다.

전기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전기 차단기를 OFF로 설정해야 합니다. 차단기 박스에는 여러 개의 컨트롤 박스가 있을 수 있으니, 잘 모르겠다면 전체 차단기를 내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원형 덮개를 제거하면 내부에 많은 전선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선을 밖으로 빼보니 검은색, 빨간색, 노란색 세 가지 전선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이 세 가닥의 전선은 안방에서 나와 왼쪽 베란다 전등과 오른쪽 세탁기 쪽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전 시공자가 접지 전기선을 녹색 대신 노란색을 사용했더군요. 시공자에 따라 전기 케이블 색상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우리 집의 경우 노란색이 접지선이고, 오른편에 전기테이프로 따로 빼놓은 곳이 메인 전기선입니다.

이제 인터넷으로 구입한 전기 케이블을 연결하면 됩니다. 전기 작업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전력 소비가 많은 에어컨이나 건조기에 사용되는 전선을 구입할 때는 ‘2.5SQ’ 전선을 이용하면 됩니다. 저는 색을 달리하여 세 가지 전선을 따로 구입했지만, 하나에 세 가닥의 전선이 들어있는 ‘2.5SQ 3C’ 제품을 구입해도 됩니다. 여기서 2.5는 전선의 굵기를 뜻하고, 3C는 세 가닥의 전선이 들어있음을 의미합니다. 보통 빨래 건조기는 1000W 정도의 높은 전력을 사용하므로 절대 얇은 전선을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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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를 설치할 위치를 고려해 전기선의 길이를 미리 계산해두어야 합니다. 저는 4M의 전선을 구입했습니다. 전기 커넥터가 있으면 좋겠지만, 구입하는 것을 깜빡했으므로 쥐꼬리 매듭을 만들어서 전기테이프로 많이 감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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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도

전선 연결이 끝났으면, 전기가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콘센트에 연결해 테스트해봅니다.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니지만 혹시나 해서 하는 것입니다. 내가 구입한 스위치 콘센트 2구형의 경우 제품만 달랑 오고 설명서도 없었으며, 점프용 전선도 포함되지 않아 직접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 배선은 스위치를 이용해 전원을 온/오프할 수 있는 배선입니다. 필요하신 분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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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 박스에 콘센트를 얹어두고 선풍기를 연결해보았습니다. 메인 전기 차단기를 ON으로 설정한 뒤 스위치를 켜니 선풍기가 잘 작동합니다. 남은 콘센트에 건조기 코드를 연결해보았는데, 건조기도 이상 없이 작동합니다.

이제 전기 차단기를 다시 완전히 OFF로 설정한 후 마무리 작업에 들어갑니다. 다이소에서 구입한 1M 쫄대를 이용해 케이블을 마감합니다. 쫄대에 붙어있는 양면테이프가 잘 붙을 수 있도록 벽을 미리 청소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나중에 쫄대가 떨어져 나간다면, 짧은 피스를 이용해 쫄대를 고정시켜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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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천장이 생각보다 높아 케이블을 정리하고 쫄대를 붙이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내와 협력하여 케이블 정리를 완료했습니다. 쫄대 연결 부위가 눈에 띄기도 했지만, 전문 시공자가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콘센트 스위치를 연결할 콘센트 박스에 전선을 넣어줍니다. 콘센트 박스도 드릴 작업을 통해 벽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작업의 편의상 3M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부착했습니다. 콘센트 박스가 떨어지려 할 경우 콘크리트 벽면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피스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추가 작업을 원치 않는다면 처음부터 구멍을 뚫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집집마다 벽면 재질이 다를 수 있습니다. 나무나 석고벽이라면 시공이 간단하겠지만, 콘크리트라면 좀 더 번거롭습니다.

전선을 적당한 길이로 절단한 후 2구 콘센트 박스 밑으로 넣어 스위치 콘센트 2구를 연결합니다. 여기서 노출 콘센트 박스는 사이즈에 맞는 제품으로 별도로 구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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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콘센트 박스에 스위치 콘센트를 매립하면 됩니다. 볼트 4개를 구멍에 맞추어 연결해주면 되는데, 내가 구입한 스위치 콘센트에는 기본적인 나사도 제공되지 않아 집에 있는 나사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제품 포장부터 구성까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매립 후 콘센트 커버를 닫아주면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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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콘센트 옆으로 노출된 전선들도 쫄대를 이용해 어느 정도 매립해주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조금 힘들었지만, 잘 마무리되어 건조기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만족스럽습니다. 아내도 코드를 뺐다 꼽았다 할 필요가 없어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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